2004년 2월 18일 작성]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고사의 유래도 널리 알려져있는 편이지요. 그래도 확인 차원에서 함께 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한자 각각의 뜻.

(변방 새) (늙은이 옹) (갈 지) (말 마)


'변방 늙은이의 말'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之(지)자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之는 본디 뜻이 '간다(go)'는 것인데 실제 사용되는 용례를 보면 간다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주로 '~의(관형격 조사)'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그것'이라는 대명사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그럼 '새옹지마'의 배경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옛날 중국 북방의 변방에 점을 잘 치는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이 노인의 말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났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와서 위로를 하니 노인은 '이 일이 복(福)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달 후,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를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축하하니 노인은 '누가 알겠소, 이 일이 화(禍)가 될지'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말타기를 좋아하는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사람들이 이것를 위로하자 노옹은 이번에도 '누가 알겠소, 이 일이 복이 될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일년 후, 오랑캐가 대거 침입해 오자 변방의 장정들은 군에 뽑혀 전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변방에 가까운 곳의 사람들이 열에 아홉이 죽었는데, 노인의 아들만은 절름발이었기 때문에 무사했다고 합니다.

출전은 회남자(淮南子)입니다.

'새옹지마'의 의미는 '인생살이의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헤아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 일이 원인이 되어서 궂은 일이 되고, 안좋은 일이 생겼는데 훗날 돌이켜보면 그 일이 현재의 성공의 원인이 되는 등의 경우는 살면서 자주 보고 경험하게 되지요. 아마 모두 이런 경험을 한두개는 갖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새옹지마'와 비슷한 말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있습니다. '전화위복'은 화가 복이 된다는 쪽으로만 이야기한다는 것이 양쪽 측면을 모두 담고있는 '새옹지마'와 다른 점이겠지요.
'새옹지마'는 가까운 사람들이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위로하는 말로도 많이 씁니다. 설마 좋은 일을 축하할 때 '인간만사는 새옹지마야'라고 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건 덕담이 아니라 악담이 됩니다. 아무튼 '새옹지마'는 대부분의 불행에 적절한 위로의 말이 됩니다만, 결코 사용할 수 없고 사용해서도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죽음'이라는 불행입니다.


불행한 일이란 보통 그 일을 당하는 당사자에게 가장 큰 아픔이 되곤 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괴로워하는 것은 물론이겠으나 아무래도 당사자만큼 괴롭고 아프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죽음이라는 불행은 당사자는 떠나면 그 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슬픔을 남깁니다. 특히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당하는 죽음은 남은 사람의 마음에 평생 치유되지 않는 상처로 남게됩니다.

오늘이 대구 지하철 참사 사고 발생 일년째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작년 오늘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 고인의 가족과 친지들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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