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26일 작성]


군자삼락(君子三樂)은 '맹자(孟子) 진심편(盡心篇)'에 나오는 말입니다. 군자의 즐거움 세가지를 말한 것으로 꽤 유명한 이야기지요.


허튼소리 카테고리에 넣어도 좋을 이야기인데, 한문이 좀 나오므로 그냥 이 카테고리에 넣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카테고리에 넣을 작정을 하고보니 처음엔 계획에 없던 원문 소개와 풀이가 하고싶네요.


君子有三樂 而王天下 不與存焉(군자유삼락 이왕천하 불여존언)

父母具存 兄弟無故 一樂也(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득천하영재이교육지 삼락야)

군자에게는 세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의 왕이 되는 것은 그것에 포함되지 않는다.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째 즐거움이고,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구부려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번째 즐거움이고,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세번째 즐거움이다.


공자가 온후하고 겸손하며 인덕이 넘치는 그야말로 성인다운 풍모를 가진 분이라면, 맹자는 패기가 있고 자신감이 넘치며 당당한 성품을 가졌다고 할 수 있지요. 두 성현 중 누구를 닮고 싶으냐고 물으면 제 대답은 맹자를 본받겠다는 것입니다. 공자와 같은 경지는 애시당초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것이고, 맹자의 경지도 이르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지만 그나마 노력을 하면 발끝 정도는 다다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맹자의 기백있는 모습이 매력적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맹자의 군자삼락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번째 즐거움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일단 제쳐놓기로 하고, 두번째 즐거움은 노력을 하면 이룰 수 있을 듯도 합니다. 현재로서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지만요.

하늘과 사람에 부끄러움이 없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멋진 말입니다. 맹자의 유명한 호연지기(浩然之氣)나 '스스로 반성하여 옳다면 천만명 앞이라도 떳떳하게 나아가겠다'는 이야기와도 통하는 말인데, 목표는 크게 잡으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마음 공부를 하고 수양을 쌓다보면 죽기 전에 비슷한 경지에 이를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봄직합니다. 사실 호연지기란 젊을 때부터 꾸준히 쌓아야하는 것인데, 술을 퍼먹는 것이 호연지기 쌓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니 지금 돌이켜보면 좀 우습고도 아쉽습니다. 아무튼 둘째 즐거움은 목표로 삼았습니다.

세번째 즐거움은 불가능합니다. 교육한다는 것이 단순히 지식을 가르친다는 의미가 아니거든요. 이른바 도(道)를 전수하여 도맥(道脈)을 잇는다는 뜻인데 제가 알지 못하는 도를 어떻게 남에게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두번째 즐거움을 아는 단계가 되면 혹 남을 가르칠만한 경지가 될지도 모르겠으나 참으로 요원한 일이고, 그리된다고 해도 때가 좀 늦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번째 즐거움은 깨끗이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는 것으로 맺기에는 조금 아쉽지요. 뭔가 다른 즐거움을 찾아내어 채워넣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것은 천하영재에게 도를 가르치는 것에 버금가는 즐거움이라야 할 것이고요.

저는 그것을 찾았습니다.


得天下英才而見其成大器(득천하영재이견기성대기)

트랙백 주소 - http://mojolog.com/tcb/trackback/108
  1. AKI☆의 생각  -  hbj1147's me2DAY(2009/04/26 00:58)   del
    맹자의 군자삼락 중 세번째가 상당히 와닿음.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