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일 작성]

           矮     松

爲草希芝蘭    풀이 되려면 지초 난초를 바라고
(위초희지란)
爲鳥慕鸞凰    새가 되려면 난새와 봉황을 생각하지
(위조모란황)
憐汝矮且小    너의 왜소함이 가련하지만
(련여왜차소)
意若大而長    뜻은 크고도 깊을 듯하구나
(의약대이장)
雖生瓦縫間    비록 기왓장 사이에서 살고있어도
(수생와봉간)
尙學松蒼蒼    오히려 소나무의 푸르름을 배우는도다
(상학송창창)
若更觀爾性    만약 다시 너의 성정을 보려면
(약경관이성)
當須待嚴霜    응당 혹독한 서리를 기다려야 하리
(당수대엄상)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한시를 한 수 읽고서 함께 감상하고자 모자란 솜씨로 옮겨봅니다.

왜송은 일본소나무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조그마한 소나무를 이르는 것입니다. 倭(왜)가 아니라 왜소하다는 뜻의 矮(왜)를 썼지요. 다복솔이라고도 하는 모양입니다. 다섯번째 연에 와봉(瓦縫)이라는 것은 기와의 이음매를 뜻하는데, 그렇다면 건물의 지붕에서 자라난 작은 소나무일까요? 혹은 분재로 키우는 소나무를 보고 지은 것 같기도 합니다.


지초와 난초, 난새와 봉황새는 풀과 새 중에서 잘나고 뛰어난 것입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남보다 뛰어나기를 바라거나 또는 뛰어난 것을 흠모하고 좋아한다는 의미겠습니다. 왜송은 모양은 작고 보잘것없어서 불쌍하게 여겨지지만 그 뜻은 장대한 소나무와 다를바가 없으리라고 했습니다. 비록 남들에게 칭송받는 처지는 아니지만 뜻은 고고하며, 혹독한 서리가 내리는 날이 오면 그 성정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거리가 떠오르는데, 여러분께서는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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