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5일 작성]


       - 白苧辭 -
          흰 모시 노래



憶在長安日    장안 살던 그날을 기억합니다
(억재장안일)
新裁白紵裙    새로 흰 모시 치마 지었었지요
(신재백저군)
別來那忍着    헤어진 후로는 차마 입지 못하니
(별래나인착)
歌舞不同君    노래하고 춤추어도 그대 함께 아니라서요
(가무불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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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조 때의 문인인 고죽(孤竹) 최경창과 함경도 기생 홍랑(紅娘)의 사랑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최경창이 함경도 북도평사(北道評事)가 되어서 경성(鏡城)으로 부임했는데, 관기인 홍랑을 만나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게되니 자연히 이별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이듬해에 최경창이 병을 앓아 드러눕게 되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홍랑은 서울로 달려와 정인을 간병하였다고 합니다. 둘의 사랑은 애절하였으나 결국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최경창이 죽자 홍랑은 그의 묘 옆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고도 합니다. 자기 얼굴에 상처를 내어 정절을 지켰다고도 합니다. 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홍랑이 최경창의 시 원고만을 가지고 피난을 하여 그의 작품들이 후대에 전해질 수 있었다고도 하고요. 홍랑이 죽자 최씨문중에서는 최경창의 묘 아래에 묻어주었습니다.

지금도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에 있는 최경창의 묘에 가보면 조금 아래에 홍랑의 묘가 있습니다. 정실부인과는 합장을 했는데 홍랑은 죽어서도 한 묘에 들어가지 못하고 조금 아래에 묻혀있는 것을 보니 애잔한 마음이 들더군요. 비석에는 '詩妓 紅娘之墓(시기 홍랑지묘)'라고 새겨져있고, 뒤편에는 홍랑의 유명한 시조가 새겨져있더군요. 그 시조도 한번 볼까요.


묏버들 갈해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대.

자시난 창 밧긔 심거 두고 보쇼셔.

밤비예 새닙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셔.


아참, 소개한 한시는 최경창이 홍랑의 입장이 되어 읊어본 시가 아닌가 합니다.
애절하고도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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