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3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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墮葉因風各自飛    떨어진 꽃잎들 바람따라 날아올라,
(타엽인풍각자비)

一飄簾幕一汚池    하나는 주렴에 떨어지고 하나는 웅덩이로..
(일표렴막일오지)

誰知榮辱皆天分    아는가? 영욕은 모두 하늘에 달린 것,
(수지영욕개천분)

不是封姨用意爲    봉이가 마음 써서 한 것이 아님을  [봉이(封姨)는 풍신(風神), 즉 바람신]
(불시봉이용의위)


허균의 작품 소개는 처음인 듯합니다.

꽃잎이 바람에 휩쓸려 떠올라서 날아가다가 어떤 것은 주렴에 떨어지고 어떤 것은 웅덩이에 빠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렴에 떨어진 것을 영(榮)이라면 웅덩이에 빠진 것은 욕(辱)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것은 누가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운명론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영욕은 원한다고 얻거나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것에 너무 얽매이거나 목적으로 삼고서 살지 말자는 뜻 정도로 새기면 될 듯하네요.

허균의 삶이 영과 욕이 교차되는 것이었기에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늘이 내린 재주를 타고났고 권문세가의 자손이기도 했으니 뭐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던 허균이지만 그의 일생은 평지풍파의 연속이었지요. 영화와 치욕을 모두 맛보았으니 그것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절실히 깨달았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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