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3일 작성]
논어를 읽다보면 이따금 맥이 좀 빠지는 일이 있습니다. 공자님 말씀은 참 지당하고도 지당한데, 따르고 실행하지는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린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인간 됨됨이에 대한 공부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것을 자인하면 저절로 맥이 풀리네요.
방금 전에 네이버 블로그 접속이 잘 안되길래 논어 집어들고 아무데나 펼쳐서 좀 읽었습니다. 위령공편이 펼쳐졌는데, 역시나 오늘도 다음 구절에서 또다시 맥이 좀 풀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자왈,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직역하면 '공자 말씀하기를, 군자는 자기에서게서 구하고 소인은 다른 사람에게서 구한다'
무엇을 구하느냐?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원인을 어디서 찾는가라는 의미로 보면 좋겠습니다. 위 구절을 풀어보면, '군자는 자기 반성부터 하는데 소인배는 남 탓부터 한다'는 이야기겠죠. 남 탓하지 않고 내가 잘못한 것은 없는가를 먼저 반성해보는 것, 아직은 쉽지 않은 경지입니다.
(쓸데없을지도 모르는 참고 : '諸'는 보통 '제'라고 읽고 '여러'라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제군(諸君), 제도(諸島) 등이 대표적인 예. 그런데 위에서는 '之於'라는 뜻, 즉 '~에서'로 쓰였고 이 때는 '저'로 읽어줍니다. 한문 문장에서는 아주 많이 등장하는 용례죠,)
몇 줄 더 읽다보니 다음 구절이 또 맥풀리게 합니다.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자왈, 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 말씀하기를,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잘못인 것이다.'
역시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살다보면 실수나 잘못을 하게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고치고 바로잡아야지요. 여기서 고친다는 것은 바로잡을 뿐만 아니라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한다는 강력한 의미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는 것이 바로 심각한 잘못. 역시 그렇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형편이군요.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구절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몇 줄 아래에서 한 구절 찾아냈습니다.
子曰, 道不同, 不相爲謀. (자왈, 도부동, 불상위모)
'공자 말씀하기를, 도가 같지 않으면 함께 일을 꾀하지도 말라'
여기서 도(道)란 가치관, 시각, 뜻, 가고자하는 길 등등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저는 그저 뜻과 생각이 다른 사람하고는 함께 뭔가 해보려고 애쓰지 말라는 정도로 가볍게 풀어봅니다. 이것은 저도 아주 잘 하고 있습니다. 문득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해먹는다'는 속담이 떠오르는데, 위 구절에 가져다 붙이기에는 방정맞은 듯하네요.
내용은 허튼소리에 어울리는데, 그래도 한문 문장이 무려 세 구절이나 등장하므로 '한시/한문/고사성어' 카테고리에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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