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2일 작성]

알버트 킹(Albert King)의 본명은 'Albert Nelson'이니, 이 양반은 이름은 그대로 쓰고 성을 바꾼 경우지요. 음악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가 아니라 도중에 성을 바꿨는데, 공교롭게도 비비 킹(B.B. King)이 한창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또한 비비 킹이 자기 기타를 '루실(Lucille)'이라고 이름지어 부르는 것처럼, 알버트 킹은 기타에 '루시(Lucy)'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죠. 아무래도 알버트 영감님이 비비 영감님을 약간 의식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배는 비슷한데, 자기보다 앞서 유명해졌으니 그럴 수도 있겠죠?

알버트 킹도 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음악 생활을 시작했는데, 여기저기 대도시의 클럽 등에서 연주하면서 싱글판도 내기는 했지만 머디 워터스나 비비 킹의 성공에 비하면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지역에서만 좀 알아주는 정도였나봐요. 하지만 송곳은 언젠가는 주머니 밖으로 솟아나오는 법이죠. 비록 남들보다 좀 늦기는 했지만 1960년대 중반에 이르러 알버트 킹은 드디어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앨범도 내면서 블루스 기타의 제왕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 양반은 왼손잡이인데 오른손잡이용 기타를 거꾸로 둘러메고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 줄은 바꿔 매는데 이 분은 그냥 썼습니다. 그러니 보통과는 정반대의 주법일 수밖에 없죠. 아래 방향으로 치는 것이 정상이라면 이 양반은 거꾸로 긁어 올린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알버트 킹만의 유일무이하게 독특한 기타 소리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또하나 특징적인 것은 이 분의 블루스 연주는 유독 록음악하는 친구들이 좋아하고 숭배한다는 점입니다. 저 유명한 지미 헨드릭스나 에릭 클랩튼도 알버트 영감님의 기타 솜씨를 인정하고 매혹되었다고 하니까요. 그러므로 이 양반 음악은 기타 연주를 잘 들어야 제대로된 감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음악 자체도 기타 솔로 연주가 많이 들어있고요. 헤비메탈이나 하드록을 듣다가 블루스에도 관심을 가져보려는 사람이라면 알버트 킹에서부터 시작하면 좋다는 얘기도 그래서 일리가 있는거죠.

알버트 킹의 대표적 앨범으로는 그의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 'Born Under A Bad Sign(1967)'. 필모어에서 공연한 라이브 앨범인 'Live Wire/Blues Power(1968)', 최고의 히트곡인 'I'll Play The Blues For You'가 들어있는 동명의 앨범(1977), 1983년에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과 함께 공연한 실황을 담은 명반 'In Session' 등이 있습니다. 요 중에서 'In Session'을 뺀 나머지 석 장에서 한 곡씩 골라서 소개드릴게요.


I'll Play The Blues For You
이 곡은 비비 킹으로 치면 'The Thrill Is Gone'과 같은 성격을 가진 노래죠. 알버트 킹의 명함과도 같은 대표곡으로, 전주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명곡입니다.

Born Under A Bad Sign
이 곡은 알버트 킹을 이른바 전국구로 만들어 준 효자입니다. 위의 노래와 더불어 역시 알버트 영감님의 대표적 히트곡. 고음에 속하는 알버트 영감님의 보컬이 참 매력있게 들리는 노래죠.

Please Love Me
원래 고수들은 라이브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죠. 알버트 킹이 왜 블루스 기타의 제왕으로 불리는지는 이 그다지 길지 않은 소품 하나로도 증명되고도 남는 듯합니다.

참, 알버트 킹은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들이 즐겨쓰는 'Gibson Flying V'라는 기타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몸체가 'V'자 모양으로 생긴 물건으로, 블루스 기타리스트 중에 이런 종류를 사용하는 사람은 알버트 킹이 유일하지 싶네요. 어쩌면 이런 모양의 기타는 뒤집어 메어도 어색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도 듭니다. 또 알버트 영감님은 파이프를 물고 담배를 피우면서 기타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독특한 기타와 파이프라는 특징이 잘 드러난 사진을 구했기에 덤으로 같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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