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영화 50선 - 5 (終) 철지난 영화들  

2008/01/06 03:02

[2005년 6월 25일 작성]

드디어, 마지막 열 편을 소개하게 되었네요.

- 파고(Fargo) - 조엘 코엔 1996
돈에 쪼들리고 있는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윌리암 H. 마시)는 두 악당(스티브 부세미, 피터 스토메어)을 시켜 아내를 유괴하도록 한다. 장인에게 인질금을 받을 속셈. 납치는 성공했으나 두 악당은 경찰을 살해하는 사고를 저지르고, 파고 마을의 경찰서장인 마기(프랜시스 맥도맨드)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수사에 착수한다. 코엔의 재능이 번득이는 범죄 스릴러.

- 브래스드 오프(Brassed Off) - 마크 허만 1996
영국의 탄광도시 그림리에는 광부들로 이루어진 브라스 밴드가 있다. 탄광이 폐광될 운명에 처하고 밴드의 운영에도 먹구름이 끼게 되는데, 리더인 대니(피트 포슬쓰웨이트)마저 진폐증으로 쓰러진다. 앤디(이완 맥그리거)를 비롯한 멤버들은 대니의 꿈인 전국 브라스밴드 대회의 우승을 위하여 다시 뭉쳐서 런던으로 떠난다. 관악기로만 이루어진 밴드의 멋진 연주와 열악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어우러진 명작.

- 도니 브래스코(Donnie Brasco) - 마이크 뉴웰 1997
도니 브래스코라는 가명으로 위장한 FBI 요원 조(조니 뎁)은 조직원인 레프티(알 파치노)에게 접근하여 마피아 조직 내부로 침투한다. 도니는 시간이 흐를수록 중년의 나이에도 말단 조직원에 불과한 레프티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게 되고, 자신을 믿고 아껴주는 레프티를 배신한다는 것에 갈등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주어진 임무를 저버릴 수는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 가이 리치 1998
좀도둑에 불과한 네명의 젊은 건달이 도박빚에 몰려 대마초 자금을 훔칠 계획을 세우고, 거물 범죄자인 해리는 막대한 가치가 있는 골동품 엽총을 훔쳐내고자 하수인을 보낸다.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건이 얽히고 설키며 엉뚱하고 복잡하게 꼬여드는 이야기를 경쾌하고 소란스럽게 그린 영국산 블랙 코미디. 라스트신이 참으로 인상적이며, 총탄이 빗발치는 와중에도 유쾌함이 번득인다.

- 내 어머니의 모든 것(Todo Sobre Mi Madre) - 페드로 알모도바르 1999
이 감동적이었던 영화를 몇 줄의 문장으로 압축하기는 불가능.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했다는 대목을로 대신 소개하며, 언젠가 상세한 감상문을 쓸 수 있기를 기대해 봄.

알모도바르 曰, '세상의 모든 빛과 어둠을 포옹하는 것은 어머니이며 어두움 속에서도 빛의 실마리를 찾아 용기있게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도 어머니이다. 이 영화는 이 땅에서 어머니로 살고 있거나 어머니로 살고 있거나 어머니가 되려는 사람들, 그리고 영화 속에서라도 어머니를 연기해봤던 모든 배우들에게 헌사하는 작품이다.'

- 침실에서(In The Bedroom) - 토드 필드 2001
아이가 딸린 연상의 여인(마리사 토메이)과 사랑에 빠진 아들(닉 스탈)이 그녀의 전남편에게 살해되는 비극을 당한 중년 부부의 절망과 고통을 그린 뛰어난 심리 드라마. 연기파 여배우 시시 스페이섹과 영국산 중견배우 톰 윌킨슨이 중후한 연기를 보여준다.

- 트레이닝 데이(Training Day) - 안톤 후쿠아 2001
신참 형사 제이크(에단 호크)는 베테랑 형사인 알론조(덴젤 워싱톤)와 동행하며 견습을 받게 된다.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알론조 형사는 시간이 갈수록 제이크를 혼란스럽게 하고, 제이크의 트레이닝 데이는 차츰 악몽과 같은 시간이 되어간다. 범죄자들 보다 더 악질인 부패한 형사 역할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덴젤 워싱톤에게 아카데미 주연상을 가져다준 이색적 스릴러.

- 어바웃 슈미트(About Schmidt) - 알렉산더 페인 2002
평생을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한 슈미트(잭 니콜슨)는 사는 재미가 도무지 없다.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홀아비가 된 슈미트는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여행용 트레일러를 몰고 여행길에 오르는데, 그의 속셈은 영 맘에 들지않는 녀석과 결혼하겠다는 딸의 생각을 바꿔보려는 것. 인생의 황혼에 들어선 사내가 겪는 외로움을 코믹 터치로 다뤘는데, 피식피식 웃다가도 가슴 한구석이 찡해지는 드라마. 살 날이 많이 남은 젊은 세대에겐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 미스틱 리버(Mystic River) -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3
아이 셋이 놀다가 하나가 잡혀가 성폭행을 당한다. 25년 후, 지미(숀 펜)는 폭력배의 왕초가 되었고 숀(케빈 베이컨)은 형사가 되었으며 잡혀갔던 아이인 데이브(팀 로빈스)는 과거의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여 낙오자가 되어 있는데, 지미의 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셋의 관계가 다시 얽혀들게 된다. 데이브의 혐의가 짙어지면서 딸의 죽음에 분노한 지미는 광분하기 시작한다. '한없는 암울함이 주는 카타르시스'라면 말이 되려나..

-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 -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4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명감독으로 영화사에 남게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해준 작품.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크랩(모건 프리먼) 두 노인네와 서른살이 넘었으나 희망을 잃지 않는 여자 복서 매기(힐러리 스웽크)가 보여주는 삶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져보게 된다. 관람 1라운드부터 너무 힘을 빼서 마지막 장면에 이르자 거의 탈진 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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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끝.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도 조금 했지만, 마치고나니 덕분에 재미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간단하게 메모를 해놓는 버릇이 있는데, 이 버릇이 없었다면 50편을 선정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을 듯합니다. 뭐든 적어놓으면 언젠가는 써먹을 데가 생기네요.

2008/01/06 03:02 2008/01/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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