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0선 마무리 및 자가 분석 철지난 영화들  

2008/01/06 03:03
[2005년 6월 25일 작성]

좋아하는 영화 50편 소개 마치고, 심심해서 헛짓 한번 해봤습니다.

우선 어떤 감독의 영화가 제일 많은지 살펴보았습니다.
마틴 스콜세즈가 3편으로 1등이네요. 2편 선정된 감독은 프랑크 카프라, 엘리아 카잔, 알프레드 히치콕, 시드니 루멧, 노만 주이슨,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브라이언 드팔마, 조엘 코엔, 쿠엔틴 타란티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요렇게 10명이고요.
제가 영화 매니아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는 자료네요. 전문적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감독 위주로 꼽는 경우가 많잖아요. 특히 좋아하는 감독도 한둘 이상씩 갖고 있고요. 그리고 안토니오니, 고다르, 베르히만, 타르코프스키 등등등 이른바 예술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의 작품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 역시 저의 영화를 보는 안목은 지극히 대중적인 것이 분명하고요. 아무튼 아직 감독을 찾아서 영화를 보는 경지에는 오르지 못했다는 결론.

다음으로 어떤 배우가 가장 많은가 헤아려보았습니다.
역시 알 파치노가 8편으로 1등! 로버트 드니로가 5편으로 2등, 제임스 스튜어트와 잭 니콜슨이 4편으로 공동 3등이네요. 그 다음은 모건 프리먼이 3편에 등장했고, 그레고리 펙, 폴 뉴먼, 조 페시, 팀 로빈스, 숀 펜, 스티브 부세미가 2편씩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가 알 파치노라는 것은 여기서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두번째로 좋아하는 배우인 로버트 드니로가 작품 수에서도 2등이네요. 제임스 스튜어트는 한참 오래된 배우 중에서 호감도 1등이고, 잭 니콜슨 역시 그가 나온다면 일단 믿고 보는 배우 중 한사람입니다. 폴 뉴먼도 아주 좋아하는 배우인데 2편밖에 안되는 것이 약간 의외, 만약 100선을 뽑는다면 꽤 많은 숫자를 차지할 듯합니다.

여배우는 캐시 베이츠와 조디 포스터가 2편에 등장했는데, 재미있게도 주연은 각각 1편(돌로레스 클레이븐, 양들의 침묵)이고 나머지 하나는 조연급으로 출연했네요(어바웃 슈미트, 택시 드라이버). 아무튼 유난히 드러나는 여배우가 없는 것을 보면, 저의 영화 선택에 여배우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는 오드리 헵번 여사고요, 요즘 배우들 중에는 애슐리 쥬드.

 

장르별로 따져보니까 반 이상이 수사물, 갱스터 등의 스릴러 계통이더군요. 법정물도 한 댓편 되고요. 취향이 그쪽으로 기울다보니 뭐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범죄하고 전혀 관련이 없는 영화는 한 열댓 정도가 전부인 듯합니다. 그 중에서도 로맨스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아프리카의 여왕 단 하나뿐인 모양이네요. 달콤한 로맨스 쪽 영화는 기회가 생겨도 잘 안보는 경향이라서... 밝고 명랑한 영화에 비해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가진 영화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특징 중 하나같습니다.
그리고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들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스토리를 따지는 편이니 아무래도 베스트 셀러를 가지고 만들어낸 영화 쪽에 마음이 갈 수밖에 없겠지요.

50편 중 헐리우드제가 아닌 것은 단 6편 뿐이더군요. 영국 영화가 3편, 이탈리아와 스페인과 그리스가 각각 1편입니다. 편식이 참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100선을 한다면 영국 영화의 숫자가 꽤 늘 듯하고, 프랑스 영화도 상당수 꼽힐 것 같습니다. 장 가방, 알랑 드롱, 이브 몽땅 등이 나오는 프랑스제 느와르 중 멋진 작품들이 꽤 있거든요. 중국어권 영화도 좋아하는 것이 꽤 있는데 아쉽게도 50선에는 하나도 들어가지 못했네요.

아참, 우리 영화가 왜 하나도 없느냐고 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우리 영화는 그다지 많이 보지를 못했습니다. 게다가 취향이 칙칙하고 암울한 범죄물 계통으로 많이 기울다보니 우리 영화 중에는 그 입맛에 맞는 작품들을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앞으로 우리 영화에도 멋진 스릴러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마지막으로 우리 영화 중 5편만 꼽아보겠습니다.

 

- 서편제 (감독 : 임권택. 주연 : 김명곤, 오정해. 1993년)
이청준씨 소설이 원작이죠. 판소리를 통해서 우리 민족의 한을 표현한 참으로 아름답고 서글픈 작품입니다. 영상미도 특히 빼어났고요. 제 생각엔 임권택 감독이 이 영화를 정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는 듯..

- 초록물고기 (감독 : 이창동. 주연 : 한석규, 문성근, 심혜진. 1997)
어쩌다가 조직 폭력배가 된 젊은이가 차츰차츰 범죄의 늪에 빠져들어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입니다. 악역을 맡은 문성근의 카리스마 대단했고요, 한석규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듯합니다.

-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감독 : 이명세. 주연 : 안성기, 박중훈, 장동건. 1999)
신출귀몰하는 살인범을 잡으려고 고생고생하는 형사들 이야기입니다. 몸으로 때우는 형사 역의 박중훈이 참 인상적이었고, 막판에 폭우 아래서 치고받는 주먹질 장면도 참 좋았어요.

- 복수는 나의 것 (감독 : 박찬욱. 주연 :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2002)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로 폭력적인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부터가 놀라웠고, 스토리도 흠잡을 데 없을만큼 좋았습니다. 유괴, 장기 매매, 고문, 살인, 복수 등 갖출 것은 다 갖춘 듯. 잔혹한 장면 참 많이 나오죠. 저는 올드보이보다 이 작품이 훨씬 맘에 드네요.

- 살인의 추억 (감독 : 봉준호. 주연 : 송강호, 김상경. 2003)
'최고'라고 해주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하지만, 이 정도면 잘 만든 수사물인 것은 분명하지 싶습니다. 제일 맘에 들었던 것은 지적인 서울 형사가 사건이 꼬여가면서 점점 감정적이 되어가는 모습이었어요. 누구나 저렇게 되겠다 싶어서..

이제 정말로 끝.

2008/01/06 03:03 2008/01/0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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