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 좋았던 웰컴투 동막골
[2006년 1월 8일 작성]
괜찮다는 소문이 무성한데도 이상하게 보고싶다는 생각이 안드는 영화가 있는데, 웰컴투 동막골도 그런 종류였습니다. 그렇지만 우연히 비디오가 손에 들어왔으니 안볼 이유는 없지요..
별 다섯개가 만점이라면 제게는 두개반이었습니다. 앞부분은 별 네개, 뒷부분은 별 한개, 합치면 다섯개, 둘로 나눠야하니까 두개반인거죠.
(이 다음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앞부분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습니다. 인민군과 살짝 맛간 처자가 조우하는 장면도 좋았고, 남북의 군인들이 살벌하게 대치하고 있는 와중에 부락민들은 평상에 옹기종기 올라서서 분위가 파악 못하고 뜬금없는 소리 해대는 장면도 아주 유쾌했어요. 남북의 군인들이 투닥거리다가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도 비록 상투적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들이 마음의 벽을 부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멧돼지 사냥과 바베큐 파티는 아주 맘에 들더군요. 본래 어려운 일 힘을 합쳐서 해결하면 저절로 친해지는 법이고, 그 결과물을 함께 나눈다면 금상첨화죠. 군인들과 부락민이 어우러져 벌이는 동화같은 축제 장면은 저도 끼어들어 놀고 싶어질만큼 흐뭇했고요.
여기까지가 별 네개입니다.
미군 조종사를 구하기위해 파견된 특수부대원들이 마을에 들이닥쳐 사고를 치는 장면부터 잡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보다가 잡념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볼장 다 본 셈이죠. 마을을 구하기 위해 머리 맞대고 계획을 짜는 부분부터는 앞과는 전혀 다른 영화처럼 느껴지더군요. 슬슬 감동을 강요하려고 신파로 몰고 가려한다는 심상치않은 조짐이 보이더니만 예상과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전개가 펼쳐지네요. 게다가 왜 그리 길고도 긴지.
그래서 별 딱 한개입니다.
이 영화 보신 분들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어쩌면 이 질문 드리려고 별 두개반짜리 영화인데도 감상문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특수부대원들이 마을에 난입했을 때 스미스라는 양키는 왜 그리도 늦게 나타난 것인가요? 별로 크지도 않은 마을이니 뭔가 사단이 생기면 금세 알 수 있어야 정상 같은데 말입니다. 할머니 옆에서 자빠져 자고있었을까나요. 그리고 국군 소위라면 걔들이 나타난 이유가 양키 조종사 구하려는 것이라는 정도는 감잡아야 말이 되지 않을까요? 양키 데리러 왔냐고 한마디만 물어봤으면 만사형통이거늘, 쯧쯧...
동화같은 얘기에서 개연성을 찾으려는 것은 좀 우습지만, 그 부분에서 동화 분위기가 깨져버린 것이 안타까워요. 자기도 편안한 한복입고서, 감자랑 옥수수 먹고 가끔 멧돼지 잡아 고기맛도 보면서 살고 싶다고 앙탈부리는 스미스를 등떠밀어 하산시키고, 남과 북이 협력하여 알콩달콩 지내면서 전쟁을 잊어버리는 스토리도 괜찮지 싶은데...
벽헌
2008/01/06 03:27
2008/01/06 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