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HEAT) - 총쌈은 이렇게 하는 것
[2006년 1월 24일 작성]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는 대부 2편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이 연기하는 시대 배경이 달랐으므로 한 화면에서 두 사람을 볼 수는 없었죠. 2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고 두 배우는 거물 중의 거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한 영화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드니로는 프로 범죄자 닐 맥컬리의 역할을 맡았고, 파치노는 민완 형사 빈센트 한나를 연기했습니다. 잡힐 수 없는 사내와 잡아야만 하는 사내, 이 두 사람의 숙명과도 같은 대결이 펼쳐집니다. 영화 속 인물로는 쫓고 쫓기는 대결이고, 배우로는 연기력과 카리스마의 대결이지요. 이 대결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있는 영화, 1995년 마이클 만 감독이 만든 히트(HEAT)입니다.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들도 이름이 쟁쟁합니다. 닐의 동료로 톰 시즈모어와 발 킬머가 나왔고, 킬머의 아내역에 애슐리 주드, 노련한 장물아비 역에 존 보이트, 파치노의 의붓딸 역에 나탈리 포트만, 드니로의 여인 역에 에이미 브렌너먼이 출연했습니다. 두 주연 배우의 연기야 뭐 말할 나위도 없이 최고였고, 조연들도 맡은 배역에 꼭 들어맞는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상영시간이 좀 긴 편이라 지루하다고 하는 분들도 더러 있던데 저는 시간을 잊고 빠져들었습니다. 액션 영화라고해서 액션 장면이 지나치게 과하면 보다가 지치는 수가 있는데 이 작품은 강약 조절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액션이 나오다가 심리 묘사로 연결되고 다시 액션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아주 맘에 들더군요.
스토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범죄자들은 잡히지 않고 일을 저지르려 애쓰고, 경찰은 잡으려고 광분하는 얘기거든요. 두 주인공은 양극에 서있지만 일면 비슷한 인물입니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완벽주의자고 그래서 늘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닐은 언제든 미련없이 떠날 수 있도록, 30초 이내로 버릴 수 없는 것은 소유하지 않는 태생적인 외톨이고 빈센트는 일에 몰두하느라 세번째 얻은 아내마저도 떠나보내고 말죠. 또한 자기가 최고라는 자부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들은 서로를 인정하고 공감하지만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지을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케이블에서도 심심하면 틀어주는 영화이므로 많이들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액션 영화나 남성미 넘치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면서도 아직 못보셨다면 얼른 구해서 감상하시기를..
동영상은 이 영화는 물론이고 영화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액션이라 여겨지는 도심 총격전 장면입니다. 은행을 털어 나오는 닐의 일당을 빈센트를 비롯한 경찰들이 덮쳐서 시내 한복판에서 총싸움이 시작됩니다. 순식간에 거리는 아비규환으로 변하고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총격전이 벌어집니다. 그 리얼함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총질에 대해서는 최고의 리얼함을 추구한다는 마이클 만 감독의 장기가 백분 발휘된 명장면이지요.
벽헌
2008/01/06 03:45
2008/01/06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