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 Hand Luke
[2006년 2월 17일 작성]
감옥에 갇힌 죄수가 탈옥을 하는 내용의 영화 중 대표적인 작품은 뭐가 있을까요. 근래의 작품으로는 스티븐 킹의 매력적인 중편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쇼생크 탈출(1994)'이 가장 유명하겠지요. 좀 오래된 영화 중에는 프랭클린 샤프너가 감독한 '빠삐용(1973)'이라는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아주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호연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1967년에 만들어진 'Cool Hand Luke'가 있습니다. 감옥과 탈출을 다룬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작으로, 감독은 스튜어트 로젠버그, 주연은 명배우 폴 뉴먼이 맡았습니다.
루크 잭슨은 술에 취해서 주차미터기를 부수다가 잡힙니다. 공공기물 파손죄 정도에 해당하는 경범인데도 2년간의 중노동형을 선고받고 남부의 감옥에 끌려갑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감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보여주면서 루크가 어떤 인물인지를 설명해줍니다. 오기와 근성이 남달리 강하고 권위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 사내, 어떤 환경에도 쉽게 적응하는 생명력이 강한 사내, 거친 환경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낼줄 아는 유쾌한 사내가 바로 루크입니다. 그는 함께 생활하는 죄수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하고, 나름대로 즐겁게 감옥 생활을 견디고 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어 루크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날아들고부터 이야기는 변화됩니다. 루크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가하고 싶으니 잠시 내보내달라고 하지만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는 교도소장에게 대들다가 독방에 들어가는 신세가 되죠. 여기서 루크의 마음이 바뀝니다. 그럭저럭 형기를 때우고 나가려던 태도를 버리고 어떻게해서든 탈출하겠다는 결심을 하는거죠. 억압이 강할수록 더욱 거세게 반발하는 루크의 성질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기회를 엿보아 탈출을 시도하지만 금방 다시 잡혀옵니다. 발목엔 쇠고랑이 채워지고 감시는 더욱 삼엄해지지만 또 탈출합니다. 또 잡혀서 반죽음이 되도록 얻어터지고 쇠고랑이 하나 더 채워집니다. 하지만 루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탈출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립니다. 간수들에게 굴복하여 길들여진 개처럼 순종하는 삶은 그의 인간형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지요. 자유로운 영혼은 권위나 폭력 앞에서 절대 무너지지 않는것이죠.
동영상은 영화 중반부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도로를 포장하는 작업에 동원된 죄수들은 따가운 햇볕 아래서 삽질을 하게 됩니다. 억지로 시켜서 하는 노동이니 신이 날 리가 없지요. 적당히 요령을 부리면서 해가 떨어져 작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일과입니다. 갑자기 루크가 삽을 빨리 놀리기 시작합니다. 이왕 삽질하는 것 신나게 해보자는 것이죠. 동료 죄수들이 동조하고, 이들은 미친듯이 일을 합니다. 감시하던 간수들이 당황할 지경입니다. 결국 해떨어지기 두시간 전에 작업을 마치고 죄수들은 유쾌한 웃음을 터트립니다.
신바람이 나게 움직이는 죄수들의 모습이 아주 역동적으로 표현된 장면으로, 보고 있으면 저절로 따라서 신이 납니다. 이 순간만은 죄수들은 억압받는 존재가 아니었겠죠. 자신의 의지로 움직였으니까요.
이 영화는 국내에 비디오로 출시되면서 '폭력탈옥'이라는 기묘한 제목이 붙었습니다. 제목 짓는 센스는 빵점에 가까운 듯해요.
벽헌
2008/01/06 04:05
2008/01/06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