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레스크(Humoresque)
[2007년 6월 9일 작성]
진 네글레스코(Jean Negulesco)가 감독하고 조안 크로포드와 존 가필드가 주연한 1946년작 영화입니다. 응당 흑백 필름이고요, 장르는 로맨스 드라마 계통이라 보면 비슷할 듯하네요.
주인공 폴 보레이[John Garfield]는 소년 시절에 바이얼린을 생일 선물로 받은 후 줄곧 유명한 바이얼리니스트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합니다. 식품 가게의 주인인 아버지는 돈벌이가 안되는 음악인의 길을 가고자하는 것을 그다지 탐탁하게 여기지 않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야망을 인정하고 후원해줍니다. 음악대학을 졸업한 폴, 뛰어난 연주 실력은 갖추었으나 성공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사교계의 파티에 우연히 참석하게 되고, 거기서 헬렌 라이트[Joan Crawford]라는 귀부인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됩니다.
헬렌은 두 차례의 이혼 경력을 가진 유부녀인데 사교계의 여왕이자 예술계의 후원자로 유명한 여자, 그녀는 폴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의 스폰서가 되어 데뷔를 돕습니다. 폴은 성공을 향한 길을 빠르게 밟아가고,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남자는 총각이고 여자는 유부녀이니 둘의 로맨스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힘들겠죠? 게다가 헬렌이라는 여인의 성격이 꽤나 범상치 않습니다. 겉모습은 화려하고 자신만만하지만 속은 황폐함과 외로움에 찌들었고, 그러면서도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하는 남자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폴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성공에 대한 야망으로 가득찬 사내이니 사랑이 일순위가 되기는 어려운 인간형입니다. 두 주인공의 관계는 삐그덕거릴 수밖에요. 게다가 폴의 어머니는 유부녀랑 놀아나는 것을 영 맘에 들어하지 않고요.
줄거리는 요 정도로 마무리합니다.
로맨스 계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 이 영화의 스토리는 특별하게 뛰어나거나 재미있는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조안 크로포드의 명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진정한 내면의 연기가 뭔지 그 경지를 보여주는 듯.
존 가필드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바이얼린 연주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그가 연주를 하여 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여겨질만큼 손놀림이 완벽에 가깝더군요.
그리고 귀에 익은 바이얼린 명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영화의 재미 중 하나죠. 그 중 한 장면을 골라 소개드립니다. 폴과 헬렌의 운명적 만남이 비롯되는 장면입니다. 폴이 연주하는 곡은 사라사데(Sarasate)의 지고이네르 바이젠(Zigeunerweisen).
벽헌
2008/01/06 04:24
2008/01/06 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