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산시(入山詩) - 최치원(崔致遠) 작 한시 & 한문  

2008/01/06 22:57

[2004년 7월 19일 작성]


                -  入 山 詩  -
              산에 들어감을 읊다


僧乎莫道靑山好     스님이여, 청산이 좋다 말하지 마소
(승호막도청산호)

山好何事更出山     산이 좋은데 뭐하러 다시 나오시었나
(산호하사갱출산)

試看他日吾踪跡     나중에 내 발자취를 살펴 보시오
(시간타일오종적)

一入靑山更不還     한번 청산에 들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니
(일입청산갱불환)



실제로 청산이 좋다면서 속세로 나온 스님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산이 좋다고 말하고, 산으로 가겠노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속세에 늘어붙어 사는 인간은 있었겠지요. 현재 우리들 곁에도 비슷한 양반들 더러 있습니다. 말로는 부귀와 영화는 바라지 않는다고 말하고, 일신의 영달 보다 바르게 사는 길을 걷겠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어떻게하면 남보다 앞설 수 있을까에 골몰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저도 몇 압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런 부류인지도 모르겠고요.

또 나는 저렇게 되지 않겠다며 기성 세대를 욕하지만 이미 자기 자신도 그런 모습을 닮아가고 있거나, 자신과 타협하는 법부터 배우거나,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 어절 수 없다며 자기 합리화를 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습니다.
인지상정이고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러하다고 봐넘겨도 좋겠지만, 말이나 번드르르하게 하지 않아야지요. 언행일치가 어려운 것은 분명한데, 그렇다면 지키지 못할 멋진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듯합니다.


최치원은 나중에 내가 어떻게 하는지 한번 보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과연 그는 관직을 버리고 세상을 떠돌다가 가야산 해인사에 들어가 종적을 감췄습니다.

2008/01/06 22:57 2008/01/0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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