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원(征婦怨) - 정몽주(鄭夢周) 작 한시 & 한문  

2008/01/06 23:05

[2005년 12월 20일 작성]


           -  征 婦 怨  -
                군인 아내의 노래


一別年多消息稀    헤어진지 오래도록 소식도 드무니
(일별년다소식희)

寒垣存沒有誰知    수자리의 안부를 누가 알리오
(한원존몰유수지)

今朝始寄寒衣去    오늘 아침 비로소 겨울옷을 보내고자
(금조시기한의거)

泣送歸時在腹兒    떠날 때 뱃속에 있던 아이를 울며 전송하네
(읍송귀시재복아)



고려의 명신(名臣) 포은(隱) 정몽주 선생의 한시 한 수 함께 읽어봅니다.
정부원(征婦怨)이라는 제목을 가진 한시는 참으로 많습니다. 군역에 나가있는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소재가 그러하니 거의가 서글픈 느낌의 작품들이죠.


남편이 변방으로 수자리하러 떠난지 여러해가 지났지만 소식이 드물어서 잘 있는지 여부도 알지 못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집에 소식을 보내려면 인편에 의지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시절이니 그저 무소식이 희소식이거니 하고 있었겠지요. 겨울이 되어 솜옷을 한 벌 마련하여 부치는데, 그 심부름을 하는 아이는 남편과 헤어질 때 태중(胎中)에 있던 아들입니다. 참 기막힌 결말이지요?

앞의 두 구절은 별로 새로울 것도 없이 그저 평범하게 시작되지만, 마지막 구절을 읽고 나면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됩니다. 뱃속에 있던 아이가 먼 길을 떠날 수 있을 만큼 자라도록 남편의 군역은 계속되고 있었군요. 그리고 세번째 구절의 '시(始)'자가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비로소 겨울옷 한 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였네요. 옷 한벌 마련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심부름을 보낼 사람이 없어서였을까요. 여인은 어린 아들이 먼 길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얼굴도 모르는 아비를 제대로 찾을지도 염려스럽습니다. 고생하는 남편 생각에, 세상살이의 시름에, 홀로된 외로움에, 자식 걱정에, 눈물을 짓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2008/01/06 23:05 2008/01/06 23:05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mojolog.com/tcb/trackback/321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