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하루 방문 숫자는 대략 100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엔 하루 200을 한참 넘습니다. 이유가 궁금해서 꺼놓았던 리퍼러 플러그인을 켜놓고 블로그 유입 경로를 살펴봤지요. 'usb xp' 'grub4dos xp' 등의 검색어로 찾아오신 분이 상당히 많더구만요. 어쩌다가 usb로 xp 설치하기 등의 포스트를 올린 결과인데... 살짝 서글퍼졌습니다.
xp가 설치된 파티션을 아예 지워버린지 어언 반년, 공인인증서를 써야할 일이 있을 때와 네이버에서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볼 때만 Virtualbox에 설치한 xp를 잠시 돌릴 뿐, 거의 대부분의 컴퓨터 놀이를 우분투로 하고있는데... 그런 제 블로그의 최고 검색어가 'xp'라니요!
역시 우분투 등 리눅스는 마이너 중의 마이너인 듯하네요. 그리고 당분간 그 상황이 바뀔 일도 없을 듯하고 말이죠.
아무튼, windows 7이 vista와는 달리 호평을 받고 잘 나가고 있는 모양인데도 여전히 xp 사용자 층은 두터운가봅니다. usb 메모리로 xp를 설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상당한 이유는 아마도 넷북이나 노트북이 컴퓨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새로 장만한 노트북 시스템에 windows 7이 깔려있는데도 xp로 다운그레이드하려는 사람도 여전히 상당수인 모양이니, MS 입장에서는 xp가 계륵과도 같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익숙한 것에서 생소한 것으로 옮기는 것은 확실히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많이 비슷한 구조인 같은 계열의 os를 바꾸는 것도 그러한데, MS 계열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는 것은 뭐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아무리 우분투가 좋다고 떠들어봤자 관심이라도 가져주는 분은 백에 하나, 아니 천에 하나도 안될 듯하네요. 사용자가 많아져야 리눅스에서도 은행 업무 원활하게 보고, 네이버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며 월드컵 실시간 중계 등등을 볼 수 있을텐데 그런 날이 과연 오기는 할지 매우 의심스럽군요...
그건 그렇고요...
리퍼러에 찍힌 검색어 중에 제가 가장 반가워하는 종류는 무엇일까요? 우분투? 아니랍니다.
한시(漢詩)에 관련된 검색어를 보는 것이 제일 반갑습니다. 이 블로그에 있는 글쪼가리들 중에서 그나마 어디 내세울만한 것이 한시 번역해놓은 놈들이고, 누구든 한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그 글을 읽어준다는 것이 꽤나 기분 좋은 일이랍니다. 게다가 한시에 관한 검색어의 등장은 아주 희귀하므로 기쁨이 두배랄까요...
오늘도 한시의 제목을 한자로 정확히 쳐서 찾아온 리퍼러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자취를 한번 따가가봤는데, 제 블로그의 글이 검색 사이트 제일 앞에 노출되어있더군요.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말이죠... 제 글을 고대로 복사해서 가져간 블로그며 카페를 몇몇 발견하고야 말았습니다. 큼직하게 출처 표시를 해둔 곳도 있고, 비록 구석진 곳에 작은 글씨로나마 퍼왔다는 표시를 한 곳도 있었습니다. 물론 마치 자기가 번역하고 해설한 듯, 출처나 펌글 표시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몰염치한 곳도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화가 꽤 났을 것입니다. 어쩌면 내가 쓴 글이니 출처를 적어달라고 댓글을 남겼을지도 모르겠군요. 과격한 말투를 썼을 가능성도 다분하고요. 하지만 이젠 그다지 화가 나지 않더군요. 기분이 좋은 것은 물론 아니었지만요. 그래서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곱게 나왔습니다. 까짓것, 내 번역 도용해서 나쁜 짓을 하거나 떼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닌데 뭐 어떠랴.. 요런 생각이 들더란 말이죠. 오픈 소스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을 쓰다보니 저의 마음도 오픈되고, 공유하는 정신이 생긴 것일까나요..?
그런데 오픈 소스에도 엄연히 규칙은 있지요. 갖고 가서 지지든 볶든 마음대로 하되, 재배포를 하려면 저작권자를 표시해야한다는 등등. 다른 사람의 글을 퍼다가 옮겨놓으면서 출처 표시를 해주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라 생각되는데 그 간단하고도 쉬운 일조차 안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의 국민들이라 그런 건가요? 문득, 출처 표시 없는 펌질이 우리나라 웹 세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는 것은 우분투로 인터넷 뱅킹 할 수 있는 날 보다도 훨씬 더 오기 어려우리라는 서글픈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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