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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간 글을 찾아내 읽다 (6)  - 2008/01/20

2002년 1월에 시작해서 2005년 중반 무렵까지 운영하던 홈페이지가 있었습니다. 제로보드로 대강 만들어서 게시판 위주로 꾸민 곳이었지요. 한문과 한시, 한자를 주 컨텐츠로 삼는다고 내세웠지만 지금 이 블로그처럼 허튼소리도 제법 널려있었습니다. 방문객도 섭섭하지 않을 정도는 있었고, 자주 찾아오시는 단골 손님도 꽤 계셨답니다.
한동안 꽤 즐겁게 운영해나갔는데,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고 블로깅이라는 새로운 재미에 빠져서 조금씩 소홀하게 여기게 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계정을 연장 계약할 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공중분해된 것이죠.

컴퓨터 업그레이드 한 김에 복잡하고 난잡하게 흩어져있는 파일들을 정리하는 도중에 그 홈페이지의 MySQL 데이타베이스를 백업해놓은 파일을 발견했습니다. 그 파일을 계정에 업로드하고 제로보드를 설치해주고 복원을 시켜보았습니다. 예전 홈페이지의 데이타들이 마술처럼 되살아나더군요. 글은 물론이고 코멘트며 방명록이며 방문 기록까지 거의 완벽하게 재생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참 반가웠습니다. 특히 한문 문장을 번역해서 올려놓았던 자료와 기초한자 학습자료를 되살린 것이 기분좋았습니다. 그 중 얼마간은 언제든 날잡아서 이 블로그로 옮겨놓아도 좋을 듯하더군요. 또 여러 방문객께서 자유게시판 등등에 남겨주신 글과 코멘트도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 당시의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도 계시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이 궁금한 분도 계시고...

아무튼 과거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있노라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겠더군요. 까맣게 잊었던 일들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나기도 하고, 기뻤던 일이며 짜증스러웠던 사건이며 고맙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마치 기록 영화를 보듯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일상의 기록을 남겨둔다는 것의 가치를 새삼스레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작년 6월에 세상을 떠난 죽마고우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해 아쉽다며 날잡아서 술 한잔 마시자는 간단한 이야기였어요. 비록 다른 사람이 읽어보면 상투적인 얘기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녀석의 무뚝뚝하기 짝이 없고 지랄맞은 성격을 지나치게 잘 아는 제게는 그 짧은 글에 담긴 진심이 또렷이 느껴졌습니다. 그 글을 읽을 당시에 그랬고, 어제 다시 읽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슬프고 아쉽고 고통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 글을 남긴 시절에는 녀석은 남달리 건강하고 튼튼한 신체를 자랑했었습니다. 매일 골골하며 비실거리는 저에게 입버릇처럼 건강관리에 애 좀 쓰라고 구박을 일삼았었죠. 그러던 녀석이 흰머리가 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다니... 폐암이었죠. 발견 당시엔 육개월 살면 다행이라고 그랬는데, 워낙 건강체여서 그랬는지 예상보다 2년이나 더 살고 갔습니다. 그래봤자 아깝게 요절한 것은 매한가지지만 말입니다.

떠난 친구가 남긴 글을 읽으니 가슴이 마구 먹먹해지고 정신이 아찔한 것이 참 야릇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넘에게 잘못한 일도 생각나고 서운하게 대했던 일도 기억나고 꼭 했어야 하는 데 이제 영원히 못하게 된 이야기도 떠오르고, 그래서 죄스럽기도 하고 말이죠. 아쉬움을 남기지 않아야 잘 산 인생이라던데, 이래저래 돌이켜보니 저는 그다지 잘 살아온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더구만요.

뭐 덕분에 지난 글 읽기는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읽을거리가 꽤 남았지요. 오늘 저녁에 읽어볼 생각인데, 아무쪼록 좋은 추억, 즐거웠던 기억들만 많이 떠올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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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드reply | del   2008/01/20 18:18
    거진 홈페이지 말미에 들어가본 기억이나요^^ 한참, 제로보드가 신기해서 들여다본 기억이 났었고... 한문, 한시를 위주로 읽었던기억도나고요^^ 저 프로필위의 말과는 다르게 아는게 무척 많아보인분같아서 자주 들어갔었는데 어느날 주소도 잊어버리고... 무엇보다 블러그에서 보게되니까요...
    오늘저녁엔 반가웠던글... 기분좋은 글... 웃음이 나는 그런글들만 보시길바래요... ^--^
    • 벽헌del   2008/01/21 13:01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척을 심히 하는 것이죠;;;
      그나저나 엊저녁에는 재미있는 글을 꽤 많이 보았답니다..
  2. ch.t.lreply | del   2008/01/28 11:01
    몇 년 쌓이다 보니 정말....이제는 더는 볼 수 없는 분들 발자취도 남게 되네요....
    • 벽헌del   2008/01/28 18:00
      그렇죠.. 머리에 떠오르는 분들이 몇몇 계시네요.
  3. 별하나reply | del   2008/01/28 14:27
    벽현님! 요즘은 운동을 안 하시는지요?

    저는 108배를 다시 시작했어여 ^^
    작년에 몇달동안은 욜씸이 했었는데여,중간에 건강이 돌아온줄 알고 푹~~~~~~쉬었더니
    흠..아닌것 같아서리ㅡㅡ;;
    요즘 다시 시작한지 4일 정도 되었답니다.
    자연 요법도 다시 시작했는뎀, ㅡ.ㅡ^
    작품 구상하는거,, 건너뛰고싶어요~ 껑~~~~~~~~충!

    벽헌님도 건강관리 멈추지마시고 꾸준하게 하시길....
    • 벽헌del   2008/01/28 18:01
      요즘도 운동은 계속 하고 있어요. 날씨가 추워서 조금 게으름을 피우기는 하지만요;; 별하나님도 운동 꾸준하고 즐겁게 하시기를 바랍니다.